본문 바로가기
공부 철학

학교 공부를 왜 해야 할까?

by Sun3577 2023. 6. 23.

고등학교 수업을 듣다 보면 “나는 유튜브로 돈 벌건데 공부를 왜 해야 하지?” 혹은 “실생활에서 미적분은 쓰지도 않을 텐데 배울 필요가 있을까?” 등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의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면 정말 쓸모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공부에 대한 의지가 꺾이기 시작한다. 이를 주제로 내가 실제로 고등학생 때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해 볼 것이다. 

공부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라는 것을 적어도 수능을 보기 전까지는 꾸준히 해 나가야 하는데, 공부를 억지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마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나 역시 정말 오랫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자의가 아닌 타의로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중학교 2학년 때에는 부모님과의 내기를 이기기 위해서 공부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자의로 공부를 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이유를 찾아야만 했다.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았고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면 그 일을 쳐다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공부는 동나이대에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일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이유일 수도 있겠다. 자신이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돈은 많이 벌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이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일은 무엇일까? 바로 공부를 하는 것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업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택지들은 겁쟁이였던 나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실제로 사업이나 투자를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학생이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일이 공부인 이유는 성인이 되었을 때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가장 성공적인 학생과 평균적인 학생 사이의 차이는 크지 않다. 가장 성공적인 학생이든 평균적인 학생이든 모두 선생님과 어른의 말을 들어야 하는 말 그대로 ‘학생’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만들 수 있는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적인 학생 입장에서는 비교적 쉽게 학생으로서의 성공을 이룰 수 있고 어쩌면 나머지 삶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성인이 되는 순간부터 성공적인 학생과 평균적인 학생은 각각 성공적인 ‘사회초년생’과 평균적인 ‘사회초년생’이 된다. 사회초년생이 된 순간부터 인생에서 만들 수 있는 선택을 가지 수가 학생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고 그만큼 기회도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물론 평균적인 사회초년생이 엄청난 노력으로 성공적인 20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 필요한 노력은 평균적인 학생이 성공적인 학생이 되는데 필요한 노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같은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고등학교 때에는 하루에 6시간을 자야 했다면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하루에 2시간 이하로 자면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6시간 자면서 공부하는 것도 못하면서 하루에 2시간 자면서 일할 수 있겠는가?

지식을 습득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고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고난도 문제를 풀다 보면 종종 고등학생에게 너무 과도한 것을 요구한다고 느낄 수 있는 문제가 있긴 하다. 정말 소수의 문제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등학생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공부를 하면서 “내가 이 문제를 풀어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다 써먹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물론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공부를 한다는 것을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의 연속이고 이 과정 속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지금 배우고 있는 ‘산화-환원 반응’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모든 과목에서 전교 1등을 하는 학생은 모든 과목에 천부적인 감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해온 과정 속에서 내용을 이해하는 방법이 잘 정립되어 있고 지식을 활용하는 면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전교 1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이과라 국어는 안 해도 되고 공대 가서 정말 열심히 할 거야.”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서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지는 않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방식 그대로 대학교 가서도 공부한다. 그리고 대학교가 아니더라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해야 하는 공부는 수도 없이 많다. 투자를 하려면 경제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고 심지어 요리를 할 때에도 식재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된 교육과정은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는 너무 좋은 환경이고 기회이다.

결론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는 학생들 사이의 편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에 가장 쉬운 시간이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학생 때 하는 공부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형성하는 과정이고 이를 바탕으로 성인이 되어서 세상을 인지하는 관점 자체가 달라진다.

'공부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념을 알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까?  (0) 2023.06.21